잡학다식

[스크랩] 무한도전과 최면, 그 뒷 얘기

향기나무 김성휴 2007. 9. 15. 13:13

무한도전과 최면, 그 뒷 얘기

 

이미 예고된 바와 같이 어제(98, 토요일) 방영된 MBC의 무한도전 시간에 최면이 소개되었다. 인기 사회자인 유재석을 포함한 6명의 무한도전 멤버들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어왔다. 그래서 국내에서 최고 인기연예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의외로 겁이 많다. 그래서 그들이 갖고 있는 겁을 없애도록 하자 그것이 이번 방송의 미션이요 프로젝트였다. 그 프로젝트를 유재석이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으로 컨셉이 짜여졌었다.

  

 

처음에 방송국에서 섭외가 왔을 때 무한도전팀이란 말에 좀 놀랐다. 그 방송에서 최면을 찍겠다는 것이었다. 전혀 예상밖이었다. 왜냐하면 무한도전은 워낙 인기 프로그램인데, 그 프로에서 최면을 하리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에 전화를 했던 담당 작가는 전후 사정을 설명하면서 도와달라고 했다. 즉 겁을 없애는 한 방법으로 최면을 선택했고 숯불걷기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컨셉으로 가겠으니 지도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워낙 인기 방송이기도 했지만 제대로 편집되거나 의도대로 방송이 될지가 염려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딪쳐보기로 하고 여의도의 MBC 방송국에 갔다.

 

촬영전에 사전 미팅을 할 때 담당 PD와 작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특히 최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최면에 걸리는데는 개인차가 있음을 여러가지로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최면시범을 보여달라고 하여 몇가지 시범을 보이고자 하였으나 예상대로 그들은 전혀 최면에 걸리지 않았다. 모두다 분석적이고 관찰자적인 입장이다 보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그 사유를 설명하긴 했지만 아무도 걸리지 않은 상태가 되니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의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연예인들의 경우는 다를 수 있으니 기대해보라고 안심시켜 주었는데, 그 말이 실제 상황에서는 잘 적중되어 다행이었다.

 

며칠 후, 실제 촬영이 있는 날 다시 MBC 스튜디오로 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유재석을 비롯하여 6명의 멤버들을 만났다. 나로서는 직접적으로는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었지만 막상 만났을 때 익숙한 모습들이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래서 같이 농담을 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처음에는 대기실에서 최면 연습을 좀 해보고 녹화를 하려 했으나 예상외로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녹화장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녹화장에서도 최면을 좀 시도하면서 수위조절을 해보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럴 겨를도 없이 바로 최면이 진행되었고 다행스럽게 6명 모두가 최면에 다 들어갔다. 그것도 모두 순간최면으로 말이다. 물론 방송에서는 마지막 두 명이 최면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왔지만 사실 그들도 최면에 걸렸었다. 방송시간의 제약 때문에 편집되긴 했지만.. 물론 그들이 앞의 4명에 비해서 약하게 걸렸었고 뚜렷이 재미있는 장면을 보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순간최면의 위력이 그때 돋보였다. 나는 최면수업을 하거나 실습을 할 때 무수히 순간최면을 보여주곤 해왔지만 시간을 다투는 녹화현장에서의 순간최면은 정말로 가치를 발휘하였다. 화면에서 볼 수 있었듯이 모두가 순간최면으로 10초의 시간 전후동안에 최면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연출해보였다.

 

화면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내용은 노홍철의 우는 장면, 정준하의 손가락 움직임(바퀴벌레의 배꼽을 간지럽히는 시늉), 그리고 박명수의 아직도 도는 물레방아 등이었다. 이러한 내용은 실제 녹화 현장에서도 우스웠고 나도 함께 웃었다. 그 덕분에 긴장되기 쉬운 녹화현장이 계속 웃음으로 이어지고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여러 방송,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해봤지만 이번 경우가 가장 재미있고 즐거웠다.

 

최면으로 겁을 없앤다는 컨셉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실제로 멤버들은 짧은 최면경험을 통하여 겁을 없앨 수 있었다. 사실 여기서 최면이라고는 하지만 NLP의 기법이 많이 활용되었다. 노홍철의 병원 주사 사례, 정준하의 바퀴벌레 공포.. 등은 모두 NLP 기법이 적용된 경우다.

 

마지막에 숯불걷기가 진행되었다. 한강변 서강대교 밑에서 벌어진 숯불걷기는 재미있었다. 구경나온 많은 시민들도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진 숯불걷기 처음에는 숯불을 태우는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여 애를 먹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스투디오에서 녹화를 하고 한강변으로 이동을 하는 상황이었기에 내가 직접 숯불을 체크할 상황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화면상에는 숯불의 불기운이 별로 나타나지 않고 검은 숯의 모습만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숯은 몹시 뜨거웠다. 화면에서 나왔듯이 옆에 있는 것만 해도 후끈거리는 열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적정한 온도를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유재석이 숯불을 극적(?)으로 걸었고 그 뒤를 잇기로 했던 5명의 멤버들이 모두 줄행랑을 쳤던 것 그것이야말로 마지막 휘날레로 재미있는 명장면이었다.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걸을 수 없다고 겁을 먹고 도망치는 모습 그런 모습이 무한도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방송을 통해서 최면의 신비함이 많이 보여졌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짜고하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최면이 되느냐, 편집한 것이리라 능 등의 추측이나 의문을 표시하였다. 하지만 짜고하지도 않았고 불필요한 부분에 대한 편집은 있었지만 핵심적인 장면들 특히 최면을 유도하고 걸리는 장면들은 사실 그대로였다. 조금도 편집이 없었다. 실제로 10초 내외의 시간에 최면에 걸렸고 시끄러운 상황에서 진행이 되었다. 지금까지 TV에서 특정한 방식으로만 최면을 거는 모습을 본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의문을 가져봄직하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결코 거짓없는 사실이었음을 밝힌다.

 

이번 방송을 통해서 함께 웃고 즐기고, 그런 가운데 사람의 마음이나 겁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최면이라는 것이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잠재의식을 활용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우리는 마음을 잘 활용함으로써 충분히 겁을 없앨 수 있고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면, 이번 프로그램의 가치는 충분히 발휘되었다고 생각하면서 함께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출처 : 마인드 코치 - Mind Coach
글쓴이 : 설기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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