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자료

[스크랩] 정동영의 길 vs 노무현의 길

향기나무 김성휴 2007. 5. 9. 10:02
제가 가까이 견문한 바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제가 속한 직장에 어떤 임원이 연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동영 당시 의원이 제 직장 보스를 만나 필요한 게 무엇인지 등등을 묻고 갔답니다.
그 당시 소문에 따르면 정동영 씨 부인과 연임대상자 부인이 모 여고 동기동창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해당 임원은 무사히 연임하고 갔습니다.
그 임원은 갖가지 기괴한 언행으로 상당기간 구설에 올랐던 사람이었습니다.

언론 등지에서 보고들은 바에 따르면 정동영은 상당히 연출에 능하고 대세에
편승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됩니다. 삼풍 취재 때의 눈물 취재라든지 노조운동에서의 되는 쪽에 줄 서기, 권노갑을 칠 때, 열린우리당을 만들 때 등등 대세판단에 상당히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관찰됩니다.

그러나 제가 근접한 사건을 통해서 본 그는 자연스레 구태에 젖은 정치인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그 정도 청탁은 소위 실세라 할 수 있는 정치인에게는 다반사로서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DJ의 낙점에 따라 전주에서
전략 공천되어 전국 최다 득표율로 국회의원이 된 이래 그는 어려움을 모르고
승승장구해 온 정치인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그의 정확한 대세 판단력에 힘입은 바도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런 그가 열린우리당을 만든 것까지는 괜찮아 보입니다.
그런데 당을 만들고 새로운 무엇을 창출해내야 할 때가 되자 그의 강한 운세는 작동을 멈추었습니다. 박근혜에게 끌려다니고 총선에서 말실수하고 개혁입법을 좌절시키고 '실용' 이니 '몽골 기마병'이니 하며 마치 언론인 같은 처신에 그친 그의 행적은 무엇 하나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 것 없이 여당의 지리멸렬만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최소한 김종필 같은 리더십만 있었더라도 지금쯤은 당을 장악하고 대통령이 흔쾌히 업적을 물려줄 만한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JP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2인자 자리를 유지했어야 했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YS의 발탁으로 부산서 경쾌한 정계입문을 하였는데 이 점은 정동영하고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의 행로는 제가 보기에는 매
순간 일부러 어려운 길을 골라 다닌 사람처럼 보입니다. 아주 초기부터 YS를
추종하는 길을 포기했고 DJ에게도 반발과 추종의(또는 처럼 보이는) 길을 왔다 갔다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DJ 말기로 갈수록 오히려 DJ를 옹호 내지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조금만 찾아보면 알지만 DJ가 강할 때는 대들었지만 약할 때는 보호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동영이 DJ에게 대들 때는 DJ가 가장 약할 때였습니다.

노무현이 YS나 DJ에 대들 때는 그들이 가장 강할 때였음을 감안하면 정동영이
어떤 사람인가 크게 대비됩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노무현이 대들 때는
혼자였지만 정동영이 대들 때는 언제나 여러 사람과 함께였습니다.

저와 같은 초보적인 유권자가 보아도 지금 열린우리당이 저렇게 붕괴된 것에
대한 책임을 노 대통령에게 지운다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인 일입니다.
제가 듣기에 노대통령이 여당 국회의원 공천에 영향을 미친 것은 비례대표제
한 자리라고 합니다. 대부분 공천권을 행사했던 정동영이 당의 무력화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에게 미루고 자기가 앞장서서 만들었던 정당을 해체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말의 타당성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에 있어서도 진정한 블루오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가보지 않은 영역에서 남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노력을 오직 국리민복에 기여한다는 신념 하나 때문에 해 보는 것
- 이것이 참다운 블루오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길을 알 수 없기에 진정 두렵고 불안한 일을 하는 것 -
그것은 무리에 합류했기에 편안한 길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볼 때 정동영은 연안 바다에 확실한 사냥터인 레드오션의 정치인인 반면
노무현은 먼바다의 무섭도록 시퍼런 블루 오션의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노무현은 언젠가 "저는 선택이 불확실할 때는 어렵고 힘든 길로 가는 선택을 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시대에 어렵고 힘든 선택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정치인을 대망합니다.
출처 : 자유토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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