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경고

[스크랩] `굶주린 미래`의 공습경보, 들리지 않습니까?

향기나무 김성휴 2008. 6. 18. 01:58

'굶주린 미래'의 공습경보, 들리지 않습니까?

2008년 3월 7일 (금) 11:43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
농심이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 가격을 100원씩 평균 11.3% 인상한다고 밝힌 이후 지난 2월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사고 있다.
ⓒ 연합뉴스 서명곤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말이 새로 만들어졌다. 어떤 유명 방송 진행자가 실수했듯이 달걀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곡물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일반 물가가 덩달아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벌써 우리나라에서도 아우성이다. 라면 값이 오르면서 대통령까지 라면값을 거론하고 사료 값이 오르면서 축산농가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2005년 이후 3년간 곡물가격은 밀은 약 3.3배, 옥수수와 콩은 약 2.5배 뛰었다. 우리의 주식인 쌀 가격은 작년까지는 태국산과 미국 캘리포니아 산이 20% 정도 밖에는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쌀 가격도 폭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른 곡물과 마찬가지로 쌀 재고율 또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세계 곡물 재고율은 1986/1987 곡물연도의 34.8%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해서 2006/2007 곡물연도 추정치는 16.5%, 2007/2008 곡물연도 예상치는 14.7%로 사상 최악이다. 곡물연도는 곡물마다 수확시기가 달라 조금씩 달라, 쌀은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밀은 6월~5월, 옥수수는 9월~8월, 콩은 9월~8월이다.

식량위기 시한폭탄, 그러나 음식쓰레기 쌓이는 대한민국

  그런데 사실 이 말은 국제 식량 위기를 표현하는 말로는 지나치게 약하고 또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선, 이른바 전문가 용어로 화장한 부드러운 말이다.

어떤 얼빠진 대학총장과 오렌지 인수위원회라면 아마도 이 말을 어떻게 혀를 꼬부려 발음할까 노심초사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한가하게 말끝마다 '빠다' 냄새 풍기면서 되지도 않는 영어나 쓰는 2메가 정부처럼 영어발음 연습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 국제 식량 문제는 시한폭탄이다. 거대한 식량위기의 쓰나미가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다. '애앵'하고 긴급 공습경보를 24시간 내내, 아니 1년 내내 울려도 시원치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너무나 태평하고 한가롭다. 붕괴 5분 전의 삼풍백화점 안에서 화려한 쇼핑을 즐기는 모습과 똑같다. 음식점마다 고기와 밥이 넘치고 넘쳐 먹지도 않고 버리는 음식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만 가고 있다. 다른 한 쪽에서는 북한 주민들뿐만 아니라 남한에서만 자그마치 100만이 넘는 인민들이 극빈의 상태에서 거의 굶주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정부와 이른바 '전문가'들이 대책이랍시고 내놓는 것을 보면 한마디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해외농지 확보니, 선물거래 활성화니, 심지어는 유전자변형 곡물 도입 등까지도 슬그머니 끼워 넣기로 거론된다. 그래도 유능한 곡물딜러 확보가 해답이라는 전경련의 사이비 시장 종교주의 어느 경제학자보다는 훨씬 낫긴 하다.

이들은 이런 곡물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바이오 에너지, 중국 등 신흥시장의 육류 소비 급증, 투기자본의 곡물시장 개입 등을 꼽고 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실로 수박 겉핥기의 진단이 아닐 수 없다. 해마다 더욱 심해지는 심각한 가뭄 때문에 난리가 아닌 호주의 사례가 입증하고 있듯이 그래도 기후변화를 한 가지 이유로 들고 있는 경우는 그나마 조금 식량 문제의 본질에 접근한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신설동 주식회사 대상 앞에서 'GMO 옥수수 수입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장윤선
지금까지의 곡물가격 급등은 예고편... 본편은 석유정점

지금의 곡물가격 급등은 예고편에 지나지 않는다. 식량위기의 본편은 석유정점이다. 전 세계 석유는 지금 빠르게 고갈되어 가고 있으며, 빠르게 그 생산정점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석유정점(오일피크, Oil Peak)은 곧 식량정점을 뜻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90%가 석유이기 때문이다. 현대농업은 씨앗에서부터 논밭갈기·비료·농약·수확·포장·운반·보관에 이르기까지 석유를 투입하는 석유농업이다. 석유를 투입하지 않으면 곡물생산량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문을 닫게 된 폭탄제조 공장들은 폭탄과 제조공정이 비슷한 질소비료 공장으로 바뀌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독가스 공장은 살충제 농약공장으로 바뀌었다. 이른바 녹색혁명을 주도했던 미작연구소는 록펠러재단과 같은 석유자금과 농약회사들이 자금을 대, 농약과 비료를 주어야만 수확이 늘어나는 종자를 개발했다. 물론 그 결과 전후 식량생산은 2.5배에서 3배까지 늘어났고 인구는 20억에서 65억으로 늘어났다.

자, 지금까지의 얘기만으로도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어도 식량에 관한 한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너무나 명명백백하게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계속)
출처 :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글쓴이 : 고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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