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논의

[스크랩] 한국교회는 번영신학에서 벗어나야 한다.

향기나무 김성휴 2007. 9. 1. 17:36

 

 

한국교회여, 번영신학에서 벗어나라

 

 

 


미국 LA수정교회 설립자이자 ‘번영신학’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로버트 슐러 목사가 한국을 방문 지난 6일 ‘그리스도의교회 75주년 기념대회’에서 말씀집회를 인도했다.

그에 이어 오는 11월에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 목사가 방한할 예정이다. 이에 교계 일각에서는 한국교회에 ‘번영신학’이 더욱 횡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번영신학에 대해 진단했다.

 

 





▲참 신앙이란 예수 믿으면 건강해지고, 부유해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편에서도 자족하며 감사할 줄 아는 것이다.(사진은 500g, 1kg 골드바)©연합

 

 

번영신학의 신ㆍ구 대표주자, 조엘 오스틴과 로버트 슐러

‘번영신학’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에 대한 ‘적극적인 신앙’을 가지고 순종하면 영적으로뿐 아니라 물질적으로, 즉 부와 건강으로 ‘항상’ 축복하신다는 것을 강조하는 현대의 신학적 교훈이다.

미국의 오랄 로버츠 목사와 로버트 슐러 목사를 거치면서 발전된 번영신학은 이제 조엘 오스틴 등 많은 메가처치의 목사들로 인해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에 <타임>지는 지난해 9월 ‘하나님은 당신이 부자가 되길 원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1980년대에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번영신학'이 다시 부활한 정도가 아니라, 붐을 이루고 있다”고까지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타임>지는 그 중심인물로 오스틴 목사(레이크우드 교회), 제이크 목사(포터스하우스 교회), 크레플로 달라 목사(월드체인저스 교회)를 들었다. 이 중 가장 대표적 인물로 오스틴 목사를 꼽았다.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의 저자 옥성호 집사는 그의 책에서 오스틴 목사를 ‘로버트 슐러의 젊은 피’라고 지칭할 정도로 번영신학과 관련 로버트 슐러 목사의 후계자 중의 후계자로 지목했다.



짧은 시간에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고, 성도들 쉽게 움직일 수 있어

목회 현장의 목회자들이 ‘번영신학’을 선호 내지는 집착하는 것은 ‘짧은 시간에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고, 성도들을 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척한지 1년 만에 주일 장년출석 50명 이상의 교회로 만든 일산 J교회 K목사는 “신학교에서 공부할 때만 해도 ‘번영신학’이란 나와는 거리가 먼 단어로 생각했는데, 막상 목회현장에 서 보니 가장 친숙해지고 있는 단어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수 믿으면 건강해지고, 복 받아 잘 살게 된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사람을 모으고, 이들로 하여금 열심을 내게 하는 데 효과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지금 당장 열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목회라는 것도 사람이 모여야 목회지, 자기 가족들만 앉혀 놓고 무슨 목회냐”고 반문했다.



‘그릇된 신관(神觀)’을 갖게 해

신학자들이 로버트 슐러와 조엘 오스틴으로 대표되는 ‘번영신학’을 문제시하는 것은 ‘번영신학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왜곡 내지는 감춰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신대 류장현 교수는 번영신학으로 인해 성도들이 ‘그릇된 신관(神觀)’을 갖게 되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은 인간의 어떠한 노력이나 열심에 의해 조종되시는 분이 아니다”라며 “번영신학은 그분에 대한 ‘적극적인 신앙’만 가지면 그분으로 하여금 ‘항상’ 축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 핵심인데, 그렇다면 그분은 이미 하나님이 아니시다”라고 밝혔다.

그러므로 그는 “번영신학은 하나님을 우리의 ‘목적’이 아닌, 우리의 일을 위한 ‘수단’ 내지는 ‘도구’로 전락시킴으로써, 성경이 가르쳐주고 있는 하나님의 본질을 왜곡시킨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 릭 워렌 목사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것을 “거짓 우상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규정했다.

옥성호 집사는 그의 책에서 이러한 하나님을 ‘쇠돌이가 비행선을 타고 올라와 마징가 제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조종을 해야 비로소 자신이 소유한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로봇)마징가 제트’로 비유했다.



‘부(富)에 대한 청지기 정신’ 말살시켜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라은성 교수는 성경이 말하고 있는 ‘번영관’이 번영신학으로 대체됨으로써 빚어지는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번영신학으로 인해, 성공한 사람들이나 번영을 누리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부를 하나님의 영광과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고통 제거를 위해 사용해야 할 책임을 강조하는 ‘성경적 번영관’, 곧 ‘부(富)에 대한 청지기 정신’을 말살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리스도인 개인이나 공동체가 어떤 부를 가지고 있든 그것은 코이노니아, 즉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나눔에 대한 생각조차 들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통적으로 사회적인 문제에 민감했던 흑인교회들이 개개인의 번영에만 초점이 맞춤으로써 고난을 겪고 있는 흑인 커뮤니티의 문제들을 점점 방관하고 있다는 게 <타임>지의 진단이었다.

이 밖에도 신학자들은 ‘번영신학이 십자가와 고난의 성경적 가르침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번영신학’의 유혹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야

이에 신학자들은 당장의 목회 현실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과 ‘위탁 받은 영혼에 대한 하나님의 책임 물으심’을 생각해 ‘번영신학’의 유혹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날 것을 조언했다.

라은성 교수는 “참 신앙이란 예수 믿으면 건강해지고, 부유해진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편에서도 자족하며 감사할 줄 아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번영신학에 길들여진 사람은 이러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가난하게 살아도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로 살아가는 것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임을 성도들에게 ‘바르게’, ‘정직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신대 이덕주 교수는 “소위 번영신학을 내세우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교회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를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생에서 누리는 온갖 부와 명예와 갈채를 볼 때 후세 사람들이 길이길이 그들을 기억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경은 이생에서 찬란한 삶을 누렸던 사람을 칭찬하지 않고, 고난의 연속인 삶을 살면서도 믿음을 놓치지 않은 사람을 칭찬하고 있음을 목회자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출처 : 들풀(야생초)처럼
글쓴이 : 들풀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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